염증성 장질환(IBD, Inflammatory Bowel Disease)은 개와 고양이에서 만성적인 구토와 설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위장관에 염증 및 GI 증상이 지속되거나 재발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는 위장관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동물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IBD는 다양한 요인들이 결합되어 발생하며, 그 원인과 기전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연구들은 IBD의 발생에 중요한 여러 가지 요인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IBD의 주요 원인들 IBD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 점막 면역 시스템의 이상, 환경적 요인, 미생물 생태의 변화 등 다양한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건강한 개와 고양이가 IBD와 유사한 환경적 요인에 노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질병에 걸리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IBD의 발병에는 단순한 한 가지 요인이 아닌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 유전적 요인
IBD의 발생에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존재합니다. 특정 개 품종에서 IBD가 더 흔하게 발생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는 유전적인 소인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예를 들어, 복서와 독일 셰퍼드와 같은 품종에서는 IBD의 발병률이 더 높습니다. 복서에서 발생하는 육아종성 대장염(granulomatous colitis)의 경우, 병원성 대장균에 대한 면역 반응이 정상적이지 않아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또한, 독일 셰퍼드에서는 TLR(Toll-like receptor) 유전자에서의 변이가 림프구-형질세포성 염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고양이에서는 유전적 요인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샴 고양이와 기타 동양 품종에서 IBD에 더 취약하다고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 점막 면역 시스템과 면역 반응
정상적인 장내 면역 시스템은 외부의 병원균으로부터 장을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시스템은 면역글로불린 A(IgA)와 같은 항체를 통해 장의 병원균 침투를 막고, 점액을 분비하는 장세포들은 장벽을 강화해 장내 환경을 보호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장벽에 불균형이 발생하면 장내에서 병원균과 공생균이 지나치게 번식하며, 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T세포들이 과도하게 반응하여 염증을 지속시키는 경향을 보이며, 이는 만성적인 염증 상태를 초래합니다. 이와 같은 면역 반응의 불균형은 IBD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 환경적 요인
사람에서는 스트레스, 식이, 항생제 사용 등이 IBD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개와 고양이에서는 스트레스가 주요한 원인으로 확립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에서는 스트레스가 다른 염증성 질환(특발성 방광염, 고양이 상기도 감염 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또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식이 성분이 IBD 발병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일부 개와 고양이는 특정 단백질이나 가수분해 단백질 식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특정 식이 성분이 항원으로 인식되어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IBD의 발생에 있어 식이는 중요한 환경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도한 항생제 사용은 장내 미생물 군집의 균형을 깨뜨려 IBD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미생물 요인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인 '디스바이오시스(Dysbiosis)'는 IBD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장내 정상 미생물군이 변화하면서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이 변화는 대개 Firmicutes(Clostridia, bacilli)나 Bacteroidetes의 감소, clostridium 다양성 감소, Enterobacteriaceae 계열의 박테리아(대장균, 녹농균 등)의 증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들 미생물은 건강한 개체에서도 발견될 수 있기 때문에, IBD의 발병은 단순히 특정 미생물의 존재가 아니라, 환경적 요인과 미생물 군집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내 미생물 군집을 변화시키는 식이 조정이나 항생제 사용이 IBD에 미치는 영향도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