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경제와 기술 산업을 둘러싼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 도입을 추진하며 무역 전쟁의 긴장감을 높이는 가운데, AI 패권을 둘러싼 또 다른 전쟁도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이 추진하는 초대형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입니다.
한국 기업, 글로벌 AI 동맹에 합류할 기회가 있을까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이 주도하는 대규모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에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되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방한하여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회동을 가졌습니다. 회담 이후 손 회장은 “좋은 논의였다”는 짧은 언급만 남겼지만, 삼성의 참여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이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된다면, 한·미·일 간 AI 협력 체계가 본격적으로 구축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입지를 넓힐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AI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AI 산업의 판도를 바꿀 초대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미국이 글로벌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하는 인프라 구축 계획입니다. 오픈AI,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협력하여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와 관련 시설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며, 초기 투자 금액만 1,000억 달러(약 143조 원)에 달합니다. 향후 4년 동안 투자 규모는 최대 5,000억 달러(약 718조 원)까지 확대될 계획이며, 이는 2022년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했던 반도체 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보다도 훨씬 큰 규모입니다. 최근 중국이 저비용 AI 모델 ‘딥시크(DeepSeek)’를 발표하며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AI 산업을 더욱 공격적으로 확대하려는 배경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전략적 선택이 가져올 변화
삼성전자는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강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AI 시대의 핵심 기술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에 뒤처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에서도 적자가 누적되면서 대만의 TSMC와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이번 회동에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인 Arm의 르네 하스 CEO가 함께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 AI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AI 기술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어떤 전략을 선택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