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신청, 진짜 회생을 위한 선택이었을까?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금융시장과 유통업계가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동아시아 최대 사모펀드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회생 신청을 두고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사업 지속 의지 자체가 없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지속적인 실적 악화 속에서도 운영을 이어왔으나, 갑작스럽게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거래처와 금융권이 크게 반발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기업회생을 신청한 직후 오뚜기, 롯데웰푸드, 삼양식품 등 일부 식품업체는 판매 대금 미지급 가능성을 우려해 납품을 일시 중단했다가 다시 공급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협의 중인 업체들도 많습니다. 이는 과거 ‘티몬 사태’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기업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채권자들, "이렇게 일방적인 회생 절차는 처음 본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것은 금융권입니다. 홈플러스에 1조 2000억 원을 대출해 준 메리츠금융은 기업회생 신청 여부와 관계없이 전액 회수 방침을 정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등 주요 채권자들 역시 사전 협의 없이 진행된 기업회생 신청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신청이 크레딧 채권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이번 사태가 향후 사모펀드의 경영 방식과 금융사들의 대출 정책에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큽니다. 하나증권은 “홈플러스는 공모채권 노출도는 낮지만, 리스부채와 임차부동산 문제가 채무조정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기업회생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모펀드 방식, 어디까지 허용될 것인가?
MBK파트너스의 운영 방식에 대한 논란도 피할 수 없습니다. MBK는 기업 인수 후 빠르게 가치를 끌어올려 매각하는 전략을 사용해왔지만, 홈플러스의 경우 이러한 방식이 실패한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에도 네파, 모던하우스 등 MBK가 인수한 기업들이 인수금융과 자본재조정을 반복하며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번 홈플러스 사례 역시, 인수 후 발생한 부채가 기업 자체의 운영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결국 회생 절차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이 단순한 구조조정인지, 아니면 투자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인지에 대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사태는 사모펀드의 기업 운영 방식과 금융권의 대출 구조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시장의 대응에 따라 파급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