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관 운동성 저하(GIHM; GI Hypomotiliy) 관리 시, 비약물적 개입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 약리학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위장관 연동운동은 다양한 수용체를 통한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으로 조절되기 때문에, 이를 조절하는 약물의 선택과 조합은 치료 효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GIHM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운동촉진제들의 작용 기전, 투여 전략, 주요 유의사항 등은 아래와 같습니다.
메토클로프라미드(Metoclopramide)
메토클로프라미드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운동촉진제 중 하나로, D2 도파민 수용체 길항 및 5-HT4 세로토닌 수용체 작용을 통해 아세틸콜린 방출을 유도하여 위 배출과 소장 운동을 촉진합니다. 또한 5-HT3 길항작용에 의한 항구토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개와 고양이 모두에서 위 배출 속도를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일반적인 투여 방법은 0.5mg/kg IV bolus 후 2mg/kg/일 속도로 CRI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일부 증례에서는 이보다 훨씬 높은 용량이 필요한 경우도 보고되었으며, 품종에 따라 용량 반응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고용량 투여 시 불안, 떨림, 침 흘림, 근육 강직 등의 추체외로 증상(extrapyramidal signs))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벤조디아제핀이나 항히스타민제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짧은 반감기 때문에 경구 제형은 GIHM 환자에게 적합하지 않습니다.
시사프라이드(Cisapride)
시사프라이드는 5-HT4 작용 및 아세틸콜린 분비 촉진을 통해 위뿐 아니라 십이지장, 공장, 결장 운동까지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광범위 작용 약물입니다. 사람에서는 QT 간격 연장에 따른 심장 부작용으로 인해 사용이 중단되었으나, 수의학에서는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투여 방법은 0.5~1mg/kg 경구 투여(q8h)이며, 주로 비위관 또는 식도관을 통해 급여합니다. 심장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는 ECG 모니터링 하에 신중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에리스로마이신, 아지트로마이신)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는 위장관에서 모틸린 수용체를 자극해 3상 MMC 활동을 유도함으로써 운동성을 촉진한다. 고양이는 MMC 활동이 없지만, 모틸린 수용체는 분포되어 있어 직접적인 평활근 자극 효과를 통해 운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아지트로마이신은 작용 시간이 길고 부작용이 적어 선호되며, 고양이에서는 3.5mg/kg, 개에서는 2mg/kg을 하루 1회 정맥 또는 경구 투여합니다. 에리스로마이신은 0.5~1mg/kg을 q8h로 투여할 수 있으며, P450 효소 억제제 특성상 약물 상호작용 가능성에 유의해야 합니다. 사람에서는 두 약물이 동등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엔테랄 날록손(Naloxone)
엔테랄 날록손은 오피오이드 유도성 GI 마비에 대해 주목할 만한 대안입니다. 오피오이드는 GIHM의 주요 유발 요인으로, 위장관 신경총의 μ-수용체를 자극해 아세틸콜린 방출을 억제한다. 비위관을 통해 투여하는 등 날록손을 국소적으로 투여하면 위장관 내 μ-작용만 선택적으로 차단하여, 역류를 줄이면서도 전신 진통 효과는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개에서는 0.1mg/kg을 6시간마다 비위관을 통해 투여하는 방식이 사용되며, 오피오이드의 진통효과 저해는 발생시킬 가능성이 낮다. 이는 나록손의 일차 통과 대사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최근 인의에서는 병용 요법이 강조되고 있으며, 작용 기전이 상이한 운동촉진제를 병용하면 GIHM 관련 증상 개선과 위 배출 최적화에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메토클로프라미드(CRI)와 아지트로마이신(하루 1회)을 병용 투여할 수 있으며, 필요 시 용량을 조절합니다. 단일제만으로 반응이 부족한 경우, 병용요법이 특히 유효할 수 있습니다.
비약물적 개입과 함께 진통 처치를 진행하는 것 또한 GIHM에 영향을 미칩니다. 순수 μ-오피오이드 작용제는 운동성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경우 부프레노르핀(buprenorphine)이나 국소 차단(예: 경막외 카테터), 다중 모드 진통법(multimodal analgesia)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GI 수술 환자에서는 이러한 접근이 운동성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GIHM 약물치료 시, 각 약물의 부작용과 약물 상호작용, 사용 제한사항을 충분히 이해한 후 임상 상황에 맞는 유연한 접근이 요구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