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 중 또는 마취 후 저체온 상태의 환자에게는 빠르면서도 신중한 재가온이 필요합니다. 재가온 속도는 시간당 약 1.1-2.2℃ 상승이 이상적이며, 무리한 속도는 오히려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의사는 각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재가온 방식을 선택하고 세심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재가온 방법은 크게 수동적 가온(passive surface warming), 능동적 외부 가온(active surface warming), 능동적 중심 가온(active core warming)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수동적 가온(passive surface warming)
담요, 타월, 보온 커버 등을 사용해 환자 자체의 대사열이 손실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방법으로, 혈액량이 충분하고 경증 저체온 상태의 환자에게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중등도 이상의 저체온증에는 적극적인 외부 열 공급이 필요합니다.
능동적 외부 가온(active surface warming)
능동적 가온 방법으로는 온풍 블랭킷, 온수 순환 패드, 온열 램프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온풍 블랭킷은 개와 고양이 모두에서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환자의 위나 등 쪽에 배치해 외부 열을 공급합니다. 다만, 수술 부위 인근에 직접 열풍이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드레이핑이 끝난 후에 작동을 시작해야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히팅 패드나 램프는 저체온 환자에서 흔히 사용되지만 화상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환자를 관찰하며 사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특히 고양이는 민감하므로 중심부(몸통, 흉부, 복부)만 가온하고 사지에는 적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정맥 수액은 체온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수액을 42.6℃ 이하로 데워서 공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능동적 중심 가온(active core warming)
보다 심한 저체온증이나 개복 수술 중에는 능동적 중심 가온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
는 40-45℃의 생리식염수를 복강이나 흉강 내에 주입한 후 2-6분간 유지하고 흡인 제거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중심 체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재가온 과정에서 '애프터드롭(afterdrop)'과 '재가온 쇼크(rewarming shock)'를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애프터드롭(Afterdrop)은 말초의 차가운 혈액이 중심부로 되돌아오면서 오히려 체온이 더 낮아지는 현상으로, 사지보다는 몸통을 먼저 따뜻하게 해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재가온 쇼크(rewarming shock)는 급격한 말초 혈관 확장으로 인한 저혈압때문에 발생하며, 이때 혈류 재분포와 대사 증가로 인해 심혈관계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IV 수액처치를 병행하고, 모세혈관 재관류, 혈압, 소변량, 젖산 농도 등을 면밀히 평가해야 합니다.
회복 중 저체온증은 단순히 회복 시간을 지연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으며, 심박출량 감소, 심실성 부정맥, 호흡 저하, 마취약 대사 지연, 감염 저항성 감소, 상처 치유 지연, 출혈 증가 등 다양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31℃ 이하에서는 심각한 저체온증의 경우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으며, 혈액 점도 증가 및 면역세포 기능 저하로 인해 감염과 출혈이 동시에 악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저체온 상태에서 발생하는 오한은 대사율과 산소 소비를 급격히 증가시키기 때문에 심장과 호흡기계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 됩니다.
따라서 마취 환자의 회복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술실부터 회복실까지 체온 유지와 모니터링을 끊임없이 지속해야 하며, 최소한 36.9℃까지 체온을 회복한 후, 능동적 가온을 종료하고 수동적 유지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적절한 체온 관리 없이는 완전한 회복도 어렵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열 손실 기전(복사, 대류, 전도, 증발)을 고려하여 수술 중 체온 유지 전략을 사전에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수술실 환경 온도를 일정 이상으로 유지하고, 불필요한 피부 노출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최대 80%에 이르는 열 손실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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