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sepsis)은 반려동물에서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중증 응급질환으로, 감염에 대한 숙주의 반응 조절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생명을 위협하는 장기 기능 장애로 정의됩니다. 치료가 지연될 경우 패혈성 쇼크(septic shock) 로 이어져 혈류역학적 및 대사적 기능의 전반적인 붕괴를 초래하고, 이로 인해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진단의 시작: SIRS 기준과 그 한계
임상 현장에서 개와 고양이의 패혈증은 SIRS(Systemic Inflammatory Response Syndrome) 기준을 토대로 진단되며, 동시에 감염이 확인되었거나 강하게 의심되는 상황에서 해당 기준이 충족될 경우 패혈증으로 판단합니다. SIRS 진단 요소에는 체온, 심박수, 호흡수, 백혈구 수치의 이상 등이 포함됩니다. 그러나 이 접근법은 특이도(specificity) 가 낮아 과잉진단 또는 진단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치료 시기를 놓쳐 예후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사람의 경우 더 높은 정확도를 가진 진단 스코어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개와 고양이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치료의 핵심: 조기 대응과 맞춤형 전략
현재까지 패혈증 치료는 근본적인 해결책보다는 지지적 치료(supportive care)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특히 사람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조기에 항생제와 수액 요법을 적절히 시행하고 환자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 생존율을 유의미하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동물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핵심 원칙입니다.
항생제 투여 시점은 첫 진단 또는 강한 의심이 들었을 때 가능한 한 빨리 이뤄져야 하며, 환자의 병력과 지역 내 내성 패턴에 근거한 경험적 선택이 중요합니다. 수액 치료는 혈압 유지, 조직 관류 개선, 젖산 수치 정상화 등 다양한 목적을 갖고 시행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종류와 속도를 조정해야 합니다.
이 외에도 패혈증 환자에서는 혈당, 전해질, 산염기 상태, 장기 기능 평가 등 정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때로는 혈관수축제, 산소 치료, 진통제 및 위장 보호제 등 추가적인 약물 치료가 병행되어야 할 수 있습니다. 쇼크 상태에서는 혈압 저하와 고젖산혈증이 공존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예후를 좌우합니다.
패혈증 치료 알고리즘
패혈증 치료 흐름을 구조화해, 임상의가 빠르고 일관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습니다. 개별 환자의 상태와 병태 생리에 따라 세부적인 접근은 달라질 수 있지만, 알고리즘은 최소한의 치료 기준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실수를 줄이고 표준화된 치료 경로를 가능하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