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항문낭염은 임상 수의학에서 자주 접하는 항문 질환 중 하나입니다. 항문낭은 항문 좌우에 위치한 한 쌍의 주머니 구조로, 아포크린 및 피지선에서 분비된 물질이 저장되어 개체 간 체취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정상적으로는 배변 시 자연스럽게 배출되지만, 이 과정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분비물이 저류되고, 불편감과 더불어 염증이나 감염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항문낭 질환은 일반적으로 임팩션(impaction) → 염증(sacculitis) → 농양(abscessation) 으로 이어지는 연속선상에 존재한다고 이해됩니다. 보고에 따르면 개의 비종양성 항문낭 질환 중 항문낭염은 약 12%를 차지하며, 발생률은 1차 진료에서 4.4~15.7%까지 보고됩니다.
발생에 관여하는 주요 요인
l 알레르기 피부질환(Allergic skin disease)
여러 후향적 연구에서 아토피 피부염이 항문낭염과 가장 밀접하게 동반되는 질환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속적인 피부 염증은 항문낭관의 협착을 유발하여 분비물 배출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아토피 환견에서 항문낭 내 미생물 구성이 정상 개와 다르다는 결과도 보고되어, 미생물 불균형(dysbiosis) 이 항문낭염 발생에 기여할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l 품종(Breed)
스패니얼이나 단두종에서 항문낭 질환의 발병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항문낭염에 특이적인 품종 소인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습니다. 독일 셰퍼드와 라브라도 리트리버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보고되었으나, 다양한 품종에서 발생 가능성이 있어 품종 요인은 제한적으로만 고려해야 합니다.
l 대변 상태 및 식이(Stool quality and diet)
일부 환견에서는 설사 병력이나 뼈가 포함된 육류 위주의 식이가 항문낭염 발병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업 사료를 급여받는 개체에서는 이러한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대변 상태는 일부 개체에서만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l 비만(Obesity)
비만과 항문낭 질환의 연관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었으나, 최근 대규모 연구에서는 뚜렷한 상관성이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연구에서 과체중 환견의 비율이 높게 보고되었으나, 원인인지 단순 동반 인자인지는 불분명합니다.
개의 항문낭염은 다인성 질환으로, 알레르기 피부질환이 가장 확실한 위험 요인으로 확인됩니다. 품종, 대변 상태, 비만 등은 부분적으로 관련성이 제시되지만 아직 일관된 근거는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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