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기대에 못 미친 실적 성적표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국내 상장사들의 성적표가 공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국내 상장사 10곳 중 4곳이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을 실망시켰습니다. 어닝쇼크란 증권사에서 예상한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보다 실제 실적이 크게 부진한 상황을 말합니다. 3분기 동안 증권사 컨센서스가 제공된 157개 상장사 중 68곳(약 43%)이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전망치의 10분의 1 수준의 실적에 그쳐 충격을 안겼습니다.
코스피·코스닥, 어닝쇼크 릴레이
이번 어닝쇼크의 신호탄은 국내 대표 우량주 삼성전자가 쏘아 올렸습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9조 1834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증권사 전망치(10조 7717억 원)보다 14.7% 낮은 수치입니다.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장은 부진한 실적을 사과하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이차전지주가 기대 이하의 실적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영업이익 전망치가 187억 원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14억 원에 불과해 괴리율이 -92.7%에 달했습니다. 주요 대기업들도 부진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으며 아쉬운 실적을 냈고, LG화학 역시 이차전지 사업의 성장 정체로 어닝쇼크를 기록했습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국내 증시 전반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으며, 기업별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전반에 걸쳐 부정적 흐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부 재정에도 빨간불
기업 실적 부진은 단순히 시장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법인세수 감소로 인해 정부의 재정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됩니다. 정부는 내년도 법인세 수입 목표를 88조 5천억 원으로 설정했는데, 이는 올해보다 약 25조 원이 늘어난 금액입니다. 그러나 이는 반도체, 이차전지 등 주요 산업의 실적 반등을 전제로 한 수치입니다.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 둔화는 이러한 세수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들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미 올해 세수 부족이 현실화되면서 국세 수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24년에도 기업 실적과 재정 목표 간의 괴리가 정부의 재정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이처럼 기업 실적과 경제 상황이 맞물려 국내 주식시장과 정부 재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 여러분은 보다 신중하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