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장병증(Chronic Enteropathy, CE)은 개와 고양이에서 2-3주 이상 지속되는 소화기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입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식욕 부진, 구토, 설사, 체중 감소 등이 있으며, 급성 장염 후 진행되거나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단을 위해서는 철저한 병력 조사, 신체 검사, 기본적인 혈액 검사, 영상 검사, 세균 배양 및 장내 미생물군 분석 등이 필요합니다. 만성 장병증은 식이반응성, 항생제 반응성, 면역억제제 반응성으로 분류되었으며, 이러한 분류는 서로 중첩될 수 있거나 연속적인 형태일 수도 있습니다.
만성 장병증의 치료에서 항생제의 사용은 오랫동안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자리잡아 왔습니다. 특히 급성 또는 만성 설사를 겪고 있는 반려동물에게 항생제가 처방되곤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들은 경험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항생제를 사용한 경우, 소화기 증상이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장내 미생물군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 메트로니다졸과 타일로신을 급성 및 만성 설사 환자에 사용한 경우, 장내 미생물군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미생물 군집의 다양성과 구성에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켜, 치료 후에도 증상이 자주 재발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또한, 사람과 개에서의 전염성 장염에 대한 연구는 항생제 사용이 장염을 치료하더라도,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가 염증성 장질환(IBD)과 같은 장기적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일반적인 만성 장병증의 치료에서는 항생제의 사용을 피하고, 장내 미생물군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장의 기능을 지원하는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일부 환자들에게는 항생제가 적절한 치료법일 수 있습니다. 파보바이러스 감염이 있는 개나 급성 출혈성 설사 증후군(Hemorrhagic Gastroenteritis, HGE), 면역 저하 상태인 환자(예: 암 환자)에서는 세균의 이동으로 인한 패혈증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만성 장병증의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치료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최근의 연구들은 항생제 대신 장내 미생물군을 보호하고 회복시킬 수 있는 다양한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방법은 식이조절 및 영양 관리입니다. 반려동물의 식이을 조절하여 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할 수 있는 맞춤형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그 핵심입니다. 이를 통해 장내 환경을 최적화하고 장병증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섬유소나 특수 영양소(예: 프리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 지방산)를 포함한 식단은 장내 환경을 최적화하고 염증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에는 보호자 교육이 중요합니다. 반려동물의 만성 장병증 증상을 관리하면서, 보호자가 올바른 정보와 치료 방법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